한 얼굴 > 하늘소리칼럼

한 얼굴

중국에 가 보면 경극을 볼 수가 있다. 분장을 한 채 연극을 하는데, 순간 순간에 얼굴의 표정이 바뀌어 전혀 같은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한 사람의 얼굴이 분장과 오랜 훈련으로 여러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어지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하게 만든다. 경극을 생각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데,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여러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표정으로도 조금만 좋은 일이 있으면 환하게 웃는 밝은 모습을 하기도 하고, 조금 슬프거나 기분이 나쁘면 어두운 표정, 험악한 표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의 기복에 따라 얼굴 표정이 바뀌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환경에 따라 자리에 따라 두 얼굴, 세 얼굴로 바뀌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서는 점잖은 인격자의 모습이 카메라가 없는 자리에서는 시정잡배와 다름이 없는 폭언과 폭력적인 대화를 하는 정치인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온화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회식자리에서는 야수의 얼굴을 하는 이중 인격자들의 얼굴 모습, 교회 안에서는 사랑과 온유의 모습이다가도 가정에서는 폭군의 모습을 하는 두 얼굴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이 모두가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요, 변화되지 못한 외식자들의 모습이라고 본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보는 곳에서나, 없는 곳에서나 한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진실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 얼굴, 네 얼굴의 모습들이 한 얼굴이 되기를 기도한다.

사도행전6/15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