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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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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제홍 댓글 0건 조회 1,376회 작성일 20-06-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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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떤 아이가 엄마의 공부해라, 교회가라, 책을 읽어라, 나쁜 친구와 어울리지 말아라등등 잔소리하는 것이 싫어서 엄마 별명을 조폭마누라라고 지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고3 학생은 무조건 집을 떠나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이라면 괜찮습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얼마나 철없는 소리인가 생각하며 심순덕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를 옮겨본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지고 온종일 밭을 메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 손으로 빨래를 해도 그래서 동상 가실 날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난 괜찮다, 배부르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더운밥, 만난찬, 그렇게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팔꿈치가 죄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어 닳아 문드러져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술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허구 헌날 주정을 하고 철부지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그것이 넋두리인줄만 알았습니다.

어느 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외할머니 사진을 손에 들고 소리죽여 한 없이 흐느껴 우시던 엄마를 보고도 아 그 눈물의 의미를 이 속없는 딸은 몰랐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가 낡은 액자 속 사진으로만 우리 곁에 남았을 때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엄마는....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시인은 1960년 강원도에서 출생 31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리움에 사무쳐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잠언 17:25

미련한 아들은 그 아비의 근심이 되고 그 어미의 고통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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